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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한인 가톨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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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적 인간

2013.11.06 13:33

이졸데 조회 수:1676

달콤함이 필요할땐 영화, 
슬픔에 젖고 싶을땐 오페라, 
현세에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땐 독서, 
이들이 내 고유한 기쁨들...

몸과 마음이 내달려야할 요즘에, 
정말 집중이 되지 않아 드디어 꺼내 읽기 시작한 책.
일,월요일엔 초등 고학년 이후 30년만에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 재독파.
번역에 잡음이 없진 않다는, 열린책들 판본이지만
내겐 꽤나 매력적이었다.
하드보일드의 극사실주의의 문체와 
냉혹하고 매끈한 한글학적 번역의 이토록 멋진 화학적 결합이라니!
 

ilias.jpg



 

 

 그리고 화,수 이틀간은 2년간 벼르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천병희 옮김) 완료.
'글'의 매력이란,
쓰여진 글을 통해서만 제대로 느낄수 있는 그 시대상과 문화상에 대한 묘사.
즉, 톨스토이를 통해 19세기 러시아가 그리도 생생히 내 어깨에 앉았더니,
호메로스를 통해 고대 그리스인의 땀과 피가 
흠칫 놀랄 정도로 내 얼굴에 퍼더덕 튀던 오늘이었다.

<말하자면 호메로스적 인간은 햄릿처럼 의지와 행동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지 않는다. 

그의 의지에는 이미 행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의지가 지체 없이 행동으로 옮겨질 경우 인간은 그의 행동과 일치하며 

그의 행동에 의해 완전히 파악될 수 있다. 

그에게는 어떤 숨겨진 내면성 같은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호메로스적 인간은 외계를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중략...
호메로스적 인간은 주어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무한히 뻗으려는 하나의 힘이므로 

어쩔 수 없이 외부적인 힘과 충돌하게 된다.> - 해설, 천병희-

요 두달간 너무 햄릿형 인간으로 살아온듯한 나 자신을 반성하며,

이제 분연히 호메로스적 인간으로 되살아나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의지와 행동의 혼연한 일체의 시간들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