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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성 김대건 안드레아 한인 가톨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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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의 이야기를 해보렵니다.

아니, 어머니들에 대한 영화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우리를 낳고, 우리를 낳은 어머니를 낳고, 그 어머니를 낳은 어머니를 품았던... 숱한 어머니들요.




여기 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14살, 철없는 나이에 임신을 덜컥 해버린 예쁜 딸을 가진 어머니입니다.

그 어머니 머리속에서 펼쳐진 숱한 고민들은 결국,

내 딸의 장래를 위해, 내 딸의 딸을 낳자마자 입양보내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오직,

내 딸을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그후의 모든 아픔들을 미혼모가 되어버린 딸대신 감당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여기 또다른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녀는, 매년 그녀의 딸 생일이 되면 생일케익과 초대신 

'오늘이 그녀의 37번쨰 생일이네요. 살아있다면..'라고밖에 할수 없는 어머니입니다.

14살에 떨립고 두려운 마음으로 가졌던 사랑의 결과물인,

첫번째이자 마지막 아이인 내 딸을, 낳자마자 만져보지도 못하고 남의 손에 떨궈야만 했던 어머니입니다.

이후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 바램대로 멋지게 살아줄수가 없었지요.

늘 가슴 한켠 깊숙한 죄책감과 아픔으로,

50대 중반이 되어버린 날들에도 그녀는 곳곳에 삐죽 삐죽 철조망이 쳐진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만들어버린 어머니를 평생 원망하면서....


어머니가 또 있네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양부모의 모진 등쌀밑에서 세상을 원망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변호사로 성장한 그녀입니다.

절대 책임감없는 어머니가 되고싶지 않아, 스스로

19살에 영구피임법을 강행해버립니다. 양쪽 나팔관을 묶어버리는 수술을요.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임신이 되었네요. 

화가 납니다. 왜 이리 인생이 더 꼬이는지, 슬프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 아빠가 누군지 당최 알수가 없네요.

로펌의 수장인, 흑인 남자인지...

아니면 그저 재미로 슬쩍 유혹하였던 옆집 백인 유부남인지...

그래도 마음 한켠으론,

임신한 아내를 놔두고 자신의 유혹에 걸려들었던 백인 유부남보단,

아버지처럼-실제 나이차도 많지만- 자신을 따뜻이 보살펴주던, 책임감 많은

흑인 남자의 아이이기를 바랍니다.

비록 그가, 상처하였고 장성한 딸 아들들이 있는 사람이지만...

자 그녀는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의 독립적이고 멋진 생활을 위해, 이 거추장스러운 아기를 낙태할 것인가,

자신 안에 내재된 증오와 미움의 덩어리이던 어머니, 그 '어머니'라는 자리를 택할 것인지...


다른 어머니가 있습니다.

아니 실은 어머니가 되고 싶은 여자이지요.

결혼생활동안 갖은 수를 써도 생기지 않던 생물학적 아이때문에,

이젠 입양을 심각하게 고려중인 여자입니다.

아직 남편의 마음은 그녀처럼 적극적이지 못합니다.

'우리'의 아이를 갖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어머니가 되고 싶던 여자, 과연 바라는만큼 좋은 어머니가 될수 있을까요?


그 외에도 많은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한 파티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와 원나잇을 한 뒤 임신이 되었음에도,

임신을 유지하고 그 아이를 낳자마자 입양보내기로 결정하는 스무살 젊은 대학생 어머니,

임신이 안되어 입양을 원하는 딸 옆에서, 

'입양'이라는 과정에 대해 이러 저러한 솔직한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머니,

14살 어린딸이 낳은 손녀를 입양시킨이후 평생을 고통과 미안함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어떤 할머니를

요양시키고 돌보던, 그 자신이 맡길곳이 없어 어린 여자 아이를 달고 다니던 가정부인 어머니...


영화의 마지막에 우리는,

이 모든 균열된 삶들과 서로가 가진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답을 얻어야만 하는 그 당사자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서 답을 찾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네,

톨스토이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영화판입니다.


영화가 끝날때까지

그토록 바라마지않던, 어머니와 딸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비극이지요.

그러나 그 비극은 또 다른 감동으로 연결됩니다.

제가 왜 이리 스포일러를 많이 쓰냐구요?

아쉽게도 한글자막이 없거든요.ㅠㅠ -저는 그래서 사실 더 좋았습니다만...


영화가 끝난후 제 머릿속에 남은 강한 영화 대사 한마디...

"Be mother!"

한 어머니가 투정을 부리는,방금 어머니가 된 딸을 꾸짖으며 하는 말입니다.


"Be mother!"